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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중간 관리자… ‘데이터’가 대신한다

Andrew Spear for The Wall Street Journal
의류 스타트업인 처비스(Chubbies)는 직원들에게 권력을 이양했다. 처비스에는 CEO조차 없다. 대신 공동 CEO 4명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은 공동 CEO 4명 가운데 3명.

스타트업 내부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조직 규모를 줄이고, 중간 관리자급을 생략하고 있는 것. 이미 기반을 다진 경쟁사들도 살아남기 위해 이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중간 관리자를 대체한 것은? 의외로 ‘데이터’다.

중고 의류 판매 스타트업인 스레드업(thredUP)의 제임스 라인하트 CEO는 “신규 인원을 뽑아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마다, 사람 대신 데이터로 충분히 그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기업에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루커(Looker)와 루커의 경쟁사인 RJ메트릭스 등 수많은 스타트업들에서 취재갔을 때 공통적으로 나온 말이 있다. 예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경영 구조 덕분에 스타트업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민첩해져서, 실무진이 의사 결정을 직접 내린다는 것.

이처럼 비교적 수평적인 조직 구조가 가능해진 이유는? 과거에는 고위 관리자급만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에 실무진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의류 스타트업인 처비스(Chubbies)는 직원들에게 권력을 이양했다. 처비스에는 CEO조차 없다. 대신 공동 CEO 4명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톰 몽고메리 공동 CEO는 이렇게 설명했다.루커의 프랭크 빈 CEO는 예전에는 관리자들이 모든 데이터를 쥐고 있고, 직원들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면 ‘긴 결재라인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불과 2 ~ 3년 전만 해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는 비용만 수백만 달러가 들어가고 설치하는 데에도 수개월이 걸렸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관리자급으로 한정됐다. 이제 더는 그럴 필요가 없다.

“공동 CEO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전직원이 함께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의미의 CEO와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없는 조직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직원이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신뢰를 구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일단 신뢰가 쌓이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움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고객 이벤트를 담당하는 직원이 마케팅 팀장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다. 처비스 공동 CEO인 톰 몽고메리는 이제 이벤트 플래너가 페이스북 ‘좋아요’는 몇 회인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은 몇 개인지,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 매출은 얼마나 증가했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참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벤트 플래너는 이벤트를 할 것인지 여부와 한다면 언제 어디에서 할지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누군가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이런 결정을 내린 근거를 데이터로 제시하기만 하면 된다.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하며 데이터를 경쟁력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은 그다지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IBM과 SAP 등 메이저 기업들부터 타블로(Tableau), 클릭(Qlik), 굿데이터(GoodData), 버스트(Birst) 등 신생업체들까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들만 수십 곳에 이른다.
데이터를 전직원이 공유할 수 있다고 해서 데이터 과학자의 가치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데이터는 인증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증 알고리즘이 있다고 해도, 이 정보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깊이 이해하는 사람만이 이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지난 5년 동안 생겨난 스타트업들의 ‘핵심 조력자’는? 거의 실시간으로 거의 무제한의 데이터를 합리적인 비용에 보관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기술이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웨어하우스(DWH) 서비스인 아마존 레드시프트는 이 트렌드를 구현해냈다. 2년 전, 아마존은 이제껏 론칭한 서비스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서비스로 레드시프트를 꼽았었다.

루커의 프랭크 빈 CEO는 이 같은 트렌드 덕분에 더 많은 데이터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데이터를 처리하고 앞일을 예측할 때 사용하는 유일한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훑어보고 상관관계를 포착하는 ‘인간’이다.

이제 모든 직원들이 업무 진척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툴을 갖게 됐기 때문에, 정보를 수집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전통적인 의미의 중간 관리자 역할은 이제 많은 스타트업에 더는 필요하지 않다. 투명성과 책임감은 데이터 기반 기업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중간 관리자에게 물어보는 리더도 어울리지 않는다.

중간 관리자급의 종말이 아닌 진화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취재한 모든 회사에는 중간 관리자와 고위 관리자가 존재했다. 다만 이들 관리자는 실무도 하고 직원들에게 방향 제시도 하는 ‘선수 겸 코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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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심재우

등록일2015-04-29

조회수209,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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