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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아이를 원하는가? '질문하는 법'을 가르쳐라"

[이스라엘 정부 산하 '울프재단' 이끄는 데이비드 대표] 

과학 울프상 130여명 중 40명, 평균 5년 뒤 노벨상 받아
"유대식 교육은 질문에서 시작, 질문으로 끝나… 
실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 개선책 찾는 게 창의력 길러"

이스라엘 울프재단의 리타 벤 데이비드 대표는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법을 잘 가르쳐야 훌륭한 과학자와 예술가로 키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울프재단의 리타 벤 데이비드 대표는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법을 잘 가르쳐야 훌륭한 과학자와 예술가로 키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울프재단 제공
세계 과학계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사전에 알아맞히려면 최근 5년간 '울프상' 수상자가 누구인지 살펴보라"는 말이 있다. '울프상(Wolf Prize)'은 1978년부터 매년 6개 분야의 과학자와 예술가에게 수여되고 있는데, 화학·의학·물리학 분야 울프상 수상자 130여명 중 40명이 평균 5년 뒤 노벨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울프상은 '프리(Pre·전 단계) 노벨상'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울프상을 주관하는 이스라엘 울프 재단(Wolf Foundation)의 리타 벤 데이비드(55) 대표가 최근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이 주최한 세미나 참석차 방한했다. 23일 만난 그는 "뛰어난 과학자와 예술가는 모두 교육으로 키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유대식 교육이 '질문'으로 시작해 '질문'에서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학생들이 질문이 많고, 계속 물어보는 것도 교육의 결과물이라는 점은 잘 모르죠. 처음부터 우수한 사람도, 처음부터 질문을 잘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질문하는 것도 배워야 잘할 수 있습니다. 질문하지 않는 것은 교육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대표는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분자생물학 박사 출신으로 1992년부터 국립교육지식센터에서 과학교사 수백명을 키워낸 '이스라엘 과학교육의 대모'이다.

데이비드 대표는 질문하는 창의적인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질문하는 법'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스라엘 부모들은 아이들이 집에 오면 온종일 '가장 잘한 일'과 '가장 잘못한 일'을 물어봅니다. 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다시 물어봅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왜 질문을 해야 하고, 고민해야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특히 실수를 했다면, 어디에서 잘못됐는지 계속 물어보세요. 실수에서 얻은 지식은 잘 잊지 않습니다. 이게 유대인이 창의성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그는 "실수를 숨기기보다 드러낸 뒤 개선책을 찾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실수를 질타하면 염세적인 아이를 만든다"고 했다.

교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질문이 없는 조용한 교실은 자신이 잘 가르쳐서가 아니라, 잘못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교사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은 절대 교사의 가르침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질문이 없는 교실을 부끄러워 하고 끊임없이 해결책을 고민해야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대표는 이런 교육 환경에서 자란 이스라엘 학생과 그렇지 않은 다른 나라 학생들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에게 수박 값을 물어봅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박 가격만 알아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학생이라면 수박 값이 어제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수박이 오늘 얼마나 잘 팔리는지, 새 수박은 언제 들어오는지 한꺼번에 알아봅니다. 시간은 더 걸리고, 쓸모없는 지식도 분명 얻게 되겠지만 최소한 이 학생은 수퍼마켓에서 파는 수박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게 된 거죠. 단순히 아르바이트라도 누가 더 잘하게 될지는 명확하죠."

1975년 외교관이자 발명가인 리카르도 울프 박사가 세운 울프 재단은 이스라엘 정부 산하의 과학교육 진흥기관이다. 울프상을 운영하는 이유도 '교육'에 있다. 데이비드 대표는 "울프상 시상식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이 직접 수상자들과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진다"면서 "미래에 과학과 예술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세계 최고의 롤모델을 직접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4명, 중국은 2명의 울프상 수상자가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 수상자는 없다. 데이비드 대표는 "노벨상과 울프상 등 권위 있는 과학상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망을 잘 알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울프상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뛰어난 업적을 낼 수 있는 학자를 키워내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항상 말한다"고 강조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27/20151027000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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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총관리자

등록일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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