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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8,200만원으로도 충원하기 힘든 직종은?

Ryan T. Conaty for The Wall Street Journal
기업 고객들에게 기술이나 과학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세일즈맨의 죽음’이나 ‘글렌게리 글렌 로스’에 묘사되는 영업직 사원의 정형화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영업직 사원을 구인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법인 고객들에게 기술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영업직 사원을 충원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012년 기술이나 과학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직 사원의 평균 연봉은 7만4,970달러(약 8,200만 원)이었다고 한다. 다른 직종 평균 연봉의 2배 이상이라는 얘기다.

과학이나 기술 관련 전문직 종사자를 구인하는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것도 한 이유겠지만, 요즘 청년들이 영업직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기업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영업직 하면 경쟁과 불안정성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IT 상품 영업직과 영업 관리직은 미국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2014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표한 미국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의하면, 이 분야의 적임자를 찾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한다. 2014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전체 직종 충원 평균 기간이 33일이었던 데 비해 기술 영업직 충원 평균 기간은 41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기반 인사・급여 관리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페이코(Paycor)는 2014년에 영업직 신입사원 채용 목표를 달성했더라면 2015년 매출 전망치가 200만 달러(약 22억 원)를 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시내티에 본사를 둔 페이코는 지난 2~3년 사이에 영업직 채용 담당자 7명을 충원하고, 영업팀 교육과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팀장을 채용했으며 영업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 했다.

3~4년 전 125명이었던 영업 인력은 240명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영업직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고 밥 카글린 CEO는 하소연했다.

금융위기와 불황을 경험한 신세대는 위험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영업직 임원들은 말했다. 젊은 구직자들은 ‘숫자’로 성과를 평가 받는 분야에 진입하기를 꺼린다.

드폴대학교 마케팅 학과의 수잰 포걸 학장은 “영업은 타고난 재능이거나 아니면 그냥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도 이런 오해를 품고 있어서 자녀들이 영업 분야에 발을 들이는 것을 말리는 분위기라고 포걸 학장은 부연했다. (그런데 막상 입사 제의가 들어오면, 부모들의 태도가 달라진다고.)

B2B 환경에서 기술이나 과학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세일즈맨의 죽음’이나 ‘글렌게리 글렌 로스’에 묘사되는 영업직 사원의 정형화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퓰리처상 수상 작품인 ‘글렌게리 글렌 로스’는 미국 극작가 데이미드 매밋이 쓴 희곡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부동산 중개인은 이런 유명한 대사를 읊는다.

“1등은 캐딜락 엘도라도를 상으로 받고, 2등은 스테이크 나이프를 받고, 3등은 해고된다.”

기업 고객들도 자신들이 구입하려고 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가 빠삭해지면서, 권모술수에 능한 영업직 사원은 한물가고,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영업직 사원이 뜨는 시대가 됐다. 게다가 요즘 영업 조직은 팀 단위로 이뤄진다.

컨설팅회사 CEB에서 영업 관리 이사를 맡고 있는 닉 토맨은 젊은 구직자를 영업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색다른 관점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고용주들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닉 토맨 이사는 영업직 채용공고에 ‘보상금을 두둑히 지급하겠다’거나 ‘경쟁적인 환경’이라는 문구가 들어가면 젊은 구직자들이 고개를 돌린다고 주장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 팀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하며 안정적인 급여를 원한다.”

또한 어떤 진로가 펼쳐질지 뚜렷하게 보이며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원한다.

기업들은 재정적 안정성을 원하는 젊은 구직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급여 전략을 재고하고 있다. 성과급 비중은 줄이고 기본급 비중은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2010년에서 2014년 사이에 영업직 기본급 비중은 11.7% 증가한 반면, 성과급 비중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앨런 벤슨 미네소타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영업직 신입사원을 뽑아서 교육시키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아무리 사람 뽑기가 힘들다고 해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입사원을 뽑으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그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실무에 투입하기까지 통상 6개월이 걸린다.”

이런 맥락에서 영업직 신입사원 자격 요건으로 관련 학위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영업사원 채용공고 가운데 약 56%가 이제 학사학위 소지를 자격요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영업사원 가운데 학사학위 소지자는 43%에 불과하다.

대학들도 변화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드폴대학교는 영업 업무의 새로운 현실을 반영할 수 있게 교과과정을 개정했다. 포걸 학장은 영업 관련 강의에서 비판적인 사고와 협업을 강조하도록 했다. 드폴대학교가 2년에 한 번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미국 101개 대학이 영업 관련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는 44개 대학이 제공했었다.

기사 번역 관련 문의: jaeyeon.woo@ws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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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총관리자

등록일20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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