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고객 응대는 현지 우수 인력이 낫다”…지방으로 찾아가는 면접도 속속 도입
은행권 채용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1순위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입사지원서에 어학점수나 자격증 기재란을 없애는 이른바 ‘탈(脫) 스펙’ 채용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은행원으로서의 역량은 ‘고객 응대’, ‘상황 대처’가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200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하면서 영업직원 역할극 롤플레잉(RP) 면접을 도입했다. 이승은 기업은행 인사부 팀장은 “고객을 어떻게 응대하는지, 직무 역량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지를 가늠해보기 위해 5분가량 고객과 상담하는 RP 면접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올해로 3회째 진행한 ‘자기PR대회’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자기PR대회는 지원자에 한해 서류 평가가 이뤄지기 전, 자기소개서에 담지 못한 자신만의 강점이나 차별점을 드러낼 수 있는 자리다. 형식 제한 없이 4분동안 지원자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 자기PR대회에서 좋은 평점을 받으면 서류 평가에서 가산점이 주어진다.
자기PR대회를 거쳐 2014년 1월 입사한 서혜선 기업은행 돈암동지점 계장은 “추가로 준비해야 할 과정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웠지만 어문계열 출신으로 은행 입사에 필요하다는 금융 자격증 스펙이 없었기 때문에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영업점이나 본부 부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지원자의 답변을 듣는 이른바 ‘상황 면접’을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350명의 대졸 신입행원을 포함해 올해 1000명 가량을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상반기 공채를 진행중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현장 맞춤형 인재 채용을 위해 올해부터 지방 지역 방문 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각 지역 지점에서의 고객 응대나 상황 대처는 현지 우수 인력들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이오성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은 “기존에 스펙 중심으로 일류대 출신들을 채용해왔던 관행을 돌이켜 봤을 때 우등생이 꼭 회사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며 “면접 시 고객 커뮤니케이션 능력, 서비스 마인드, 협업과 창의성 등을 가장 우선순위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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